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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총이야기-서막

주은총목사/ 초심을 잃은 사람

by 주은총목사 2023. 6. 16.

꿈이 있는 순복음 교회 / 주은총목사

끝이 아름다운 사람

 

나는, 하나님이 붙여 주시는 이번 과제를 통하여, ‘끝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라는 기도를 올려드렸다. 끝이 갈수록 창대해지는 사람, 처음은 미약하였으나 마지막이 아름다운 사람과 처음은 좋았는데 끝이 좋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그들의 삶 속에 일어난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향한 영적 감각을 잃었느냐 잃지 않았느냐의 차이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하나님을 바라다보고 갔던 사람들이다. 반면에, 끝이 아쉽게 끝난 사람들은 영적 감각을 잃고 우상을 섬기고, 교만을 떤 자들이다. 다시 말하면 초심을 잃은 자와 잃지 않은 자의 차이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충성하는 일에는 변함이 없어야 하지만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처음 믿을 때 가졌던 그 아름다운 체험들을 잊어버리고 평범한 일로 여기게 되었던 것이다.

 

밤새워 주님과 이야기해도 모자랐던 시절, 신랑 자랑에 여념이 없었던 그 때, 드릴 것이 없어 애를 태웠던 그 당시는 정말 애틋하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예수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솟고, 예수의 능력을 사모하여 갈망했으며,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려고 갖은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열정이, 그 사랑이 시들기 시작하였다.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고 복음의 감격이 없다. 오직 자기 힘으로 하는 의무적인 행위만 남았을 뿐이다.

 

하나님은 처음 사랑을 잃으면 촛대를 옮겨버린다. 그러면 인생이 별 수 있는가? 그야말로, 암흑이 되고 만다. 인생, 다 도적맞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마지막에 크게 웃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말자.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대로 살며, 그 분이 원하시는 삶을 살자. 분명 당신의 끝은 진정 아름다울 것이다.

 

문득, 나는 내 마음에 감동을 주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바로, 요셉의원을 이끌어 가고 있는 한 의사의 고백이다. 그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이고, 교수였다. 그런 그가 교수직을 내 던지고 선택한 길은, 놀랍게도, 돈 한 푼 낼 수 없는 노숙자와 행려자들을 돌보는 일이었다.

 

그런 그가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교도소에서 나와 이곳저곳을 떠돌던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어떻게 하다가 하는 바람에 사람을 죽였다. 그로 인해 그는 20년을 교도소에 있다 나왔지만 그를 받아줄 사람이 세상에는 없었다.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돌다 병을 얻었는데, 알고 보니, 폐암이었다. 그런 그에게, 원장은 자신은 의사도, 시설장도 아닌 그냥 그와 같은 인간으로서, 그에게 대해 주고 싶었다. 그에게 당신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라는 걸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원장은 최선을 다하여 그를 치료하였다. 하지만, 그의 몸은 항암치료를 견디어 내지 못 하였다. 아예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더니, 죽어버렸던 것이다. 그 의사는 얼마나 애곡하였는지 모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이 촉촉해진 눈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그는 이렇게 고백하였다.

 

제 품에서 그렇게 무기력하게 한 생명을 보냈단 생각에 저도 모르게 울었습니다. 20년을 넘게 대학병원에 있으면서 수없이 많은 죽음을 경험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접니다. 근데 눈물이 나더군요. 머리를 아주 세게 맞은 것 같았어요. 이곳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더군요.”

 

그는 이곳에서 천사들로 인해 늘 부끄러워졌다. 한 번은 병원에 하반신을 못 쓰는 행려환자가 실려 왔다. 얼마나 안 씻었는지 몸 전체에서 심한 악취가 났다. 치료를 위해 발과 항문을 반드시 씻겨야 했는데 몸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그는 발과 항문 주위를 씻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때 한 봉사자가 조용히 행려 환자의 옷을 벗기더니 환자의 발에 따뜻한 물을 몇 번 적시었다. 그리고는 그 발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봉사자 분의 표정에선 더 이상 악취란 없는 것처럼 보이더니, 발과 항문 주변까지 깨끗이 씻겨 주었다. 그에게 있어, 이 모습은 자신에게 있어 가장 성스럽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세상사에 바쁘게 살던 그가, 온갖 좋은 지위와 명예를 누려봤던 그가, 이제는 가슴으로 웃는 법을 알았고, 세상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찾았다고 한다. 나는 그 사람의 마음 자세가 얼마나 순수한지, 마음에 진한 감동의 여운을 받았다. 그렇다. 첫 마음이 죽을 때 까지 가는 사람, 정말 끝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도, 영혼을 향한 뜨거운 눈물이 있고, 감사한 마음이 넘치는 사람, 정말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