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에게 실망하다.
신학교에 들어와서, 고민 아닌 고민 중에 하나가 바로, 어떠한 책을 읽어 ‘영혼의 정원’을 아름답게 잘 관리할 것 인가하는 거였다.
그래서 평소에 목사님들이 권해주시는 추천도서는 내게 큰 자산이었다. 가난한 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끼니를 아껴가면서까지 가장 많은 재정을 쏟아 부은 것이 바로 ‘책’이었다.
책이 그렇게 내게 있어 ‘보물 1호’나 다름없는 소중한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이사 다닐 적마다 크게 애를 먹인 것 역시 ‘책’이었다. 좁디좁은 방에 다 놓을 수 없는 책들은 늘 ‘처분’될 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에 귀한 깨달음을 주는 책들은 이사를 다니어도 처분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내게 ‘프랜시스 쉐퍼’라는 유명한 복음주의자의 명성은 내게 결코 낯선 것이 아니었다.
마치, 많은 이들이 칼빈이나 웨슬리를 대단히 여기듯이.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책에서 접했던 ‘프랜시스 쉐퍼’의 모습은 다소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졌다. 쉐퍼 박사 역시, ‘자식과의 관계에 있어서 불화를 겪은 한 때가 있었구나.’ 라는 동질감 때문이다.
옥한흠 목사님의 저서 가운데, <예수 믿는 가정 무엇이 다른가?>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출판 되자, 옥한흠 목사님의 자녀 역시 ‘아버지는 이런 책을 내실 자격이 없다’하고 반박하였다는 글을 어느 잡지에서 읽어 본적이 있다.
나는, 목회자인 자녀가 아버지에게 그렇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고통을 잘 알고 있다. 늘 목회로 바쁜 부모를 보며, 아버지를 교회에 빼앗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분의 아들 역시, 프랜시스 세퍼의 아들 프랭크 쉐퍼가 쓴 <Crazy for God>를 읽고 ‘아버지 옥한흠’에 관하여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는다.
프랜시스 쉐퍼의 아들 프랭크 쉐퍼는 말년에 림프암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가, 아버지에 대한 글을 적었다. 그는 <크레이지 포 갓crazy for God>이라는 책에서, 아버지에게 가졌던 서운한 감정까지도 솔직히 이야기를 한다.
그의 부모 역시, 어느 부모 못지않게 자녀들을 향한 기대가 컸다. 자녀들에게 끊임없이 ‘최고’를 기대하였고, 그런 부모의 모습은 자녀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남들은 몰랐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쉐퍼의 아들은 부모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한 때 부모의 신앙에게 멀어졌다.
그런데 어찌 이걸 남의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 역시, 교회에서 특히 중직자의 자녀들에게서 부모의 신앙을 떠난 모습을 많이 보았다.
주은총, <주은총이야기-서막>, 담장너머 출판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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